
종한의 ‘삼성 데일리 홈’ 인터뷰 참여기
(Feb 10th, 2019)
디미디 선배님들의 삼성전자 산학협력프로젝트에 인터뷰이로 참여했다. 그런데… 포인트를 잘못 짚었다. 애플의 위젯 같은, ‘마이너스페이지’ 사용 경험과 시간대/상황별 자주 쓰는 앱에 대해 공유해달라고 미리 말씀해주셔서 애플의 추종자로서 아이폰의 위젯에서 시리가 얼마나 편하게 작동하는지 찬양하는 말만 늘어놓았는데, 인터뷰의 마지막 섹션에서 이 팀이 디벨롭해야 하는 ‘삼성 데일리 홈’을 만져보고는 내가 포인트를 완저니.. 완전히..벗어났다는 걸 깨달았다. 아쉬운 마음에 내가 했어야 하는 말들을 몇 자 적어본다.
1. ‘삼성 데일리 홈’은 ‘빅스비 홈’의 후속 서비스로, 뉴스 콘텐츠를 맞춤형 큐레이션해주는 ‘NewsFeed’를 중심으로 삼성과 제휴를 맺은 앱에 한해 (설치하지 않은 앱이어도) 한 판에 사용자가 관심이 있을 법한 여러 앱의 콘텐츠를 카드 형식으로 제공하는 일종의 포털이다.
2. 이 서비스에서 나는 삼성의 야욕을 보았다. 내가 갤럭시 노트 10.1을 사용하던 중학교 저학년 때에도 똑같은 NewsFeed가 존재했는데, 네이버나 다음의 뉴스 홈과 비교했을 때 크게 장점을 못 느끼고 위젯 크기만 더럽게 커서 삭제했던 기억이 있다.
3. 애플의 위젯처럼 유저가 미리 설정한 데이터만 빠르게 확인하는 성격의 서비스가 아닌, 이렇게 콘텐츠 포털의 성격을 가진 서비스는 유저가 서비스 창에 오래 머무르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데일리 홈을 만져보면서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 여러 앱이 하나의 페이지에 수직으로 나열되어 있고, 하나의 앱에 대해 5-7개의 스와이프 창이 제공되는 식인데, 인스타그램의 인피니티 스크롤에 익숙해진 유저들이 새 컨텐츠를 찾는데 제약을 많이 느낄 것 같다.
4. 정보를 찾아보니 삼성이 머신러닝을 이용해 ‘AI 큐레이션’을 제공하고자 빅스비 홈을 삼성 데일리 홈으로 개편했다고 한다. 기사에 의하면 데일리 홈이 점심시간이 되면 ‘당신은 점심시간에 NBA 관련 기사를 많이 찾아보시는 것 같네요. NBA 뉴스를 준비해 봤어요.’ 라고 컨텐츠를 띄워주는 식이다. 데이터 기반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삼성이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반갑다. 그러나 아직은 기능이 애매하다. 큐레이션 서비스와 일반적인 콘텐츠 브라우징이 애매하게 섞여 있다.
5. 만약 앞으로 다수의 콘텐츠 제공 앱들과 제휴하여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다면 이 서비스는 충분히 유용해질 수 있다고 본다. 다운로드 받지 않은 앱도 추가될 수 있다고 하니, 앱 메이커 입장에서는 광고 효과를 기대할 서 있겠다. 그러나, 핵심 자산인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쉽게 내어줄 제조사가 있을까? 쉽지 않다고 본다.. 소셜의 반응을 보니 지금으로서는 데일리 홈에 카드로 추가할 수 있는 앱이 제한적인 것 같다.
6. 그래도 삼성의 의도는 알겠다. 행복회로를 풀가동하여 삼성이 만약 콘텐츠 앱들의 유저 데이터를 다 얻어낼 수 있다면 그걸 종합하여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관심사에 대해 실컷 떠들어주는 인공지능 포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를 정말, 정말 잘 다룬다면 말이다. 아직은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전이어서, 작동하는 서비스라고 말하기에는 많이 이르다.
7. 수직으로 배열된 카드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UI가 원시적이라고 느꼈다. 고등학생 때 내가 분당 내 학교동아리들의 SNS 콘텐츠들을 통합해서 제공하고자 설계하던 ‘차오름웹’의 스케치 느낌이다. 만약 내가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운동을 하는 상황>에 이 서비스를 적용해 [체육관까지 뛰어가는 경로를 보여줌 : Nike Run Club]-> [워밍업에 사용하는 피트니스 스탑워치 : Tabata] -> [오늘 할 운동 체크리스트 : Reminder] -> [다시 집으로 조깅: Nike Run Club] -> [오늘 운동량 확인 : Health] 를 삼성 데일리 홈에 적용해 ‘운동을 시작하셨나봐요. 오늘 운동을 preview해 드릴게요.’ 하면서 제공한다면 엄청나게 complex한 UI를 삼성이 재설계해야 할 것이다. UI/UX에 대한 고민이 음청 많이 필요하다.
8.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UI/UX의 전문가인 디지털미디어디자인 선배님들한테 맡긴 건 잘했다고 생각한다. UI측면에서 보면, 쉬운 수준의 미션은 뉴스처럼 디스플레이가 간단한 콘텐츠를 받아 재구성하는 것이고 어려운 수준의 미션은 Health 앱처럼 시각화 형식이 다양한 데이터를 받아 상황에 맞게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9. 만약 정말 상황에 맞춰 cross-app action이 가능한 AI 앱 플랫폼을 제공한다면 그건 모바일 안에 새로운 AI 모바일을 넣는 혁신이 될 것이다..!
10. 그게 안 된다면 지금 데일리 홈의 연관검색어처럼 ‘데일리 홈 삭제’가 유저의 최대 요구인 상황이 이어지겠지..
인터뷰 덕분에 삼성 데일리 홈을 처음 접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처음 뵌 모 선배님의 프로젝트를 몰래 훔쳐볼 수 있었다. 삼성이 AI 큐레이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고 내가 학교에서 공부하고자 계획한 것들이 나름 괜찮은 빅 픽쳐라는 확신을 얻었다.
































































